2026-03-15

Claude Code, 1년 써보고 느낀 것들

요즘 개발하면서 가장 많이 띄워놓는 창이 뭐냐고 물으면, IDE도 브라우저도 아니고 터미널이라고 답할 것 같다. 정확히는, 터미널에서 돌아가는 Claude Code.

처음엔 반신반의했다. ChatGPT 웹에서 코드 복붙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으니까. 근데 한번 써보고 나서는 돌아갈 수가 없었다. 벌써 1년이다. 지금은 이 블로그 자체가 Claude Code로 만들어지고, 유지보수 되고있다.

Claude Code가 뭔데

간단히 말하면, 터미널에서 동작하는 AI 코딩 에이전트다. VS Code 확장이나 웹 UI가 아니라 claude라는 CLI 명령어 하나로 시작한다.

근데 이게 단순한 챗봇이 아니다. 파일을 직접 읽고, 수정하고, 생성한다. 터미널 명령어를 실행하고, git 커밋도 하고, 빌드도 돌린다. 말 그대로 내 로컬 환경에서 함께 개발하는 동료 같은 느낌이다.

Cursor나 GitHub Copilot이랑 뭐가 다르냐고? 가장 큰 차이는 에이전틱하다는 거다. 코드 한 줄 제안하는 게 아니라, "이 기능 만들어줘"라고 하면 알아서 파일 구조를 파악하고, 필요한 파일을 만들고, 수정하고, 테스트까지 돌린다. 내가 하는 건 방향을 잡아주고, 결과를 리뷰하는 것뿐이다.

실제로 어떻게 쓰고 있나

이 블로그(logink)를 예로 들면, 대부분의 기능이 Claude Code와의 대화로 만들어졌다.

  • 포트폴리오 페이지 DB 이관 + CRUD + 임베딩 연동

  • 방문자 분석 대시보드 차트 구현

  • AI 챗봇 통합 (RAG 기반 검색)

  • 텔레그램 에러 알림 시스템

  • ISR 캐시 전략 설정

이런 걸 하나하나 직접 짰으면 며칠은 걸렸을 텐데, Claude Code와 함께하면 몇 시간이면 끝난다. 물론 "몇 시간"이 전부 코딩 시간은 아니다. 절반은 Claude가 만든 코드를 읽고, 의도를 확인하고, 방향을 수정하는 시간이다. 그래도 압도적으로 빠르다.

내가 특히 좋아하는 워크플로우는 이렇다:

  1. 먼저 뭘 만들지 대화로 정리한다 (브레인스토밍)

  2. Claude가 플랜을 짜면 검토하고 승인한다

  3. 구현은 Claude가 하고, 나는 중간중간 리뷰한다

  4. 빌드 돌려서 확인하고, 커밋 메시지까지 만들어서 푸시한다

거의 시니어 개발자가 주니어한테 일 시키는 느낌에 가깝다. 근데 이 주니어가 코딩 속도는 미친 듯이 빠르고, 지치지도 않고, 대부분의 기술 스택을 다 안다.

1년 동안 쓰면서 가장 크게 느끼는 건, Claude Code도 계속 진화한다는 거다. 초기에는 좀 답답한 부분도 많았는데, 모델이 업그레이드되고 기능이 추가될 때마다 체감 성능이 확 올라갔다. 특히 최근 변화가 눈에 띈다.

Opus 4.6과 100만 컨텍스트

최근에 Opus 4.6 모델이 나오면서 체감이 확 달라졌다. 1년 전 처음 쓸 때와 비교하면 완전히 다른 도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기 모델에서는 긴 대화를 하다 보면 앞에서 했던 얘기를 까먹거나, 파일 내용을 잘못 기억하는 경우가 꽤 잦았다.

근데 100만 토큰 컨텍스트라는 게 생각보다 엄청나다. 프로젝트 전체의 주요 파일을 한번에 올려놓고 작업할 수 있다. "아까 그 파일에서 그 함수 있잖아"라고 하면 진짜로 기억하고 있다. 대화가 길어져도 맥락을 잃지 않으니까, 하나의 세션에서 꽤 큰 기능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성할 수 있게 됐다.

코딩 실력 자체도 확실히 올라갔다. 1년 전에는 "이건 좀 아닌데" 싶은 코드를 뱉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복잡한 비즈니스 로직이나 엣지 케이스 처리를 놀라울 정도로 잘한다. 기존 코드베이스의 컨벤션을 파악하고 따르는 능력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가끔은 내가 놓친 버그를 먼저 발견해서 알려주기도 한다.

MCP, 직접 만들어봤다

Claude Code의 확장 기능 중 하나인 MCP(Model Context Protocol). 외부 도구나 데이터 소스를 Claude에 연결할 수 있게 해주는 프로토콜이다. 쉽게 말하면, Claude한테 새로운 능력을 붙여줄 수 있는 플러그인 시스템이다.

나도 직접 MCP 서버를 만들어봤다. 아이디어는 좋았다. 내 프로젝트의 DB를 직접 조회하거나, 외부 API를 연동하거나, 특정 워크플로우를 자동화하거나. 가능성은 무궁무진해 보였다.

근데 현실은 좀 달랐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은 망해가고 있다. 이유가 몇 가지 있다.

  • MCP 생태계가 아직 초기 단계라 레퍼런스가 부족하다. 공식 문서도 빠르게 바뀌고, 커뮤니티 예제도 제각각이다.

  • 디버깅이 까다롭다. MCP 서버가 Claude와 어떻게 통신하는지 중간 과정이 블랙박스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 유지보수 비용이 생각보다 크다. Claude Code 자체가 빠르게 업데이트되면서 MCP 스펙도 같이 바뀌니까, 만들어놓은 게 어느 순간 안 되기 시작한다.

그래도 MCP를 직접 만들어본 경험 자체는 값졌다. AI 에이전트가 어떻게 외부 세계와 상호작용하는지, 프로토콜 설계가 왜 중요한지를 체감할 수 있었다. 실패한 프로젝트에서 배우는 게 더 많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Skills: 나만의 워크플로우를 만들다

MCP보다 실용적으로 잘 쓰고 있는 건 Skills 시스템이다. Claude Code에 커스텀 스킬을 등록해두면, 특정 상황에서 자동으로 발동하거나 슬래시 커맨드로 호출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 /commit — 변경 사항 분석해서 커밋 메시지 작성하고 푸시까지

  • 코드 리뷰 스킬 — PR 만들기 전에 자동으로 코드 품질 체크

  • 브레인스토밍 스킬 — 기능 구현 전에 요구사항 정리부터

  • TDD 스킬 — 테스트 먼저 작성하고 구현하는 워크플로우 강제

이게 좋은 이유는 일관성이다. 매번 "커밋하기 전에 빌드 돌려"라고 말할 필요 없이, 스킬에 한번 정의해두면 알아서 따른다. 팀의 코딩 컨벤션이나 프로세스를 스킬로 만들어두면, Claude가 그걸 자동으로 지키면서 작업한다.

CLAUDE.md 파일도 비슷한 맥락이다. 프로젝트 루트에 이 파일을 넣어두면 Claude가 매 세션마다 읽고 참고한다. 커밋 메시지 규칙이라든가, 특정 라이브러리 사용법이라든가, 이런 걸 한번 적어두면 반복해서 말할 필요가 없다.

1년간의 솔직한 한계들

좋은 얘기만 하면 광고글 같으니까, 1년 동안 겪은 한계도 솔직하게 적어본다.

첫째, 맹목적으로 믿으면 안 된다. Claude가 자신 있게 작성한 코드가 실은 버그를 품고 있는 경우가 분명히 있다. 1년 동안 이걸로 몇 번이나 삽질했는지 모른다. 특히 복잡한 상태 관리나 동시성 이슈 같은 건 아직 사람이 직접 검증해야 한다. AI가 짠 코드를 리뷰 없이 머지하는 건 위험하다.

둘째, 컨텍스트 관리가 필요하다. 100만 토큰이라고 해도 무한하진 않다. 큰 프로젝트에서 여러 기능을 동시에 작업하다 보면 컨텍스트가 꼬이기도 한다. 세션을 적절히 나누고, 메모리 시스템을 잘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

셋째, 비용이 만만치 않다. Opus 모델은 토큰당 비용이 꽤 높다. 하루 종일 쓰면 API 비용이 생각보다 나온다. 물론 개발 시간 단축을 생각하면 ROI는 충분하지만, 개인 프로젝트에서 부담 없이 쓸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넷째, 여전히 "도구"다. 아무리 뛰어나도 Claude Code는 내가 뭘 만들고 싶은지를 대신 결정해주지 않는다. 방향을 잡고, 우선순위를 정하고, 아키텍처를 설계하는 건 여전히 개발자의 몫이다. AI가 코딩을 대신해줄수록 오히려 "뭘 만들 것인가"에 대한 사고력이 더 중요해진다.

그래서, 개발자는 어떻게 달라져야 하나

1년 동안 Claude Code를 쓰면서 가장 많이 한 생각은, "개발자의 역할이 바뀌고 있다"는 거다.

예전에는 코드를 한 줄 한 줄 타이핑하는 게 개발의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점점 더 오케스트레이션에 가까워지고 있다. 어떤 기능이 필요한지 정의하고, AI에게 적절한 지시를 내리고, 결과물의 품질을 판단하는 능력. 코드를 "작성"하는 것에서 코드를 "감독"하는 것으로.

이건 위기가 아니라 진화라고 생각한다. 컴파일러가 나왔을 때 어셈블리 프로그래머가 사라진 게 아니라 더 높은 수준의 문제를 풀게 된 것처럼, AI 코딩 도구는 개발자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개발자가 더 큰 문제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AI 도구를 쓸 줄 아는 개발자와 그렇지 않은 개발자의 생산성 격차는 점점 벌어질 것이라는 거다. 지금이라도 한번 터미널을 열고 claude를 쳐보는 걸 추천한다.

마무리

1년 넘게 Claude Code를 쓰면서, 이 도구가 완벽하다고는 말 못 하겠다. MCP 만들다 실패도 해봤고, AI가 짠 코드에서 버그를 발견한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근데 한 가지 확실한 건,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거다. Claude Code 없이 개발하는 건 이제 자동완성 없이 코딩하는 것만큼이나 답답하게 느껴진다.

1년 전과 지금을 비교하면, 도구의 발전 속도가 정말 무섭다. 그리고 지금 이 시점도 아마 "가장 안 좋은 버전"일 거다. 앞으로 더 좋아질 일만 남았다. 그 변화의 한가운데에서, 직접 써보고 부딪혀보는 것만큼 좋은 학습은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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