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17
앱인토스(Apps in Toss), 토스가 그리는 슈퍼앱의 청사진
토스 앱을 열면 어느 순간부터 '게임', '기차표 예매', '편의점 택배' 같은 서비스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별도 앱을 설치할 필요도 없이, 토스 안에서 바로 쓸 수 있는 이 서비스들의 정체가 바로 앱인토스(Apps in Toss)다.
2024년 7월 정식 출시 이후 불과 7개월 만에 제휴 미니앱 1,000개를 돌파하고, 누적 이용자 5,100만 명을 넘긴 이 플랫폼. 과연 그냥 '토스 안의 앱스토어'일 뿐인 걸까, 아니면 한국형 슈퍼앱의 결정적 한 수인 걸까. 개발자 관점에서 이 생태계를 뜯어보려 한다.
앱인토스가 뭔데?
한 마디로 정리하면, 토스 앱 안에서 외부 서비스를 실행할 수 있게 해주는 미니앱 플랫폼이다. 위챗의 미니프로그램(小程序)을 떠올리면 가장 가깝다.
파트너사가 자신의 서비스를 앱인토스에 등록하면, 토스의 1,900만 월간 활성 사용자에게 별도 앱 설치 없이 바로 노출된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토스를 벗어나지 않고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파트너사 입장에서는 마케팅 비용 없이 대규모 트래픽에 접근할 수 있는 구조다.
숫자로 보는 현황
2026년 3월 기준 앱인토스의 주요 지표들을 정리하면 이렇다.
지표수치누적 제휴 미니앱1,000개+누적 이용자 수5,100만 명+일 평균 신규 미니앱4.8개파트너사 서비스 지속률95%게임 콘텐츠 비중약 50%수익 발생 미니앱 비중75%
특히 눈에 띄는 건 95%라는 파트너사 생존율이다.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이 수치는 거의 비현실적인데, 토스의 1,900만 트래픽이 사실상 초기 사용자 확보라는 최대 난관을 해결해주기 때문에 가능한 숫자다. 개발만 하면 사용자는 알아서 들어오는 셈이다.
기술 구조: 어떻게 만드나
앱인토스 미니앱 개발은 생각보다 진입 장벽이 낮다. 두 가지 방식을 지원한다.
WebView 기반 — 기존 웹 서비스를 그대로 토스 안에서 띄울 수 있다. HTML/CSS/JS로 만든 웹앱이면 된다.
React Native 기반 — 네이티브에 가까운 UX가 필요할 때. 토스 SDK와의 통합이 더 깊어진다.
게임의 경우 Unity 플러그인과 Cocos 엔진도 지원한다. 개발 프로세스는 대략 이렇다.
앱인토스 콘솔에서 사업자 등록 및 미니앱 등록
개발 환경 선택 (WebView / React Native)
SDK 설치 및 초기화
토스 디자인 시스템 적용 (권장 컴포넌트 제공)
심사 제출 → 최초 심사 최대 7영업일, 재심사 3영업일
토스가 제공하는 앱빌더도 있다. 자주 사용되는 UI를 불러와 수정하는 퀵스타트 모드와, 디자인 에셋을 자유롭게 조합하는 커스텀 모드가 있어서 비개발자도 접근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실제로 화학공학 전공자가 바이브 코딩으로 2달 만에 21개 앱을 출시한 사례도 있다. 아이디어를 AI에 입력하고, 노코드 도구로 하루 만에 완성한 뒤, 앱인토스 프레임워크에 올리는 방식이었다고 한다.
수익 모델: 돈은 어떻게 벌까
앱인토스의 수익화 방식은 세 가지다.
1. 인앱 광고 (IAA)
AdMob을 통해 광고를 게재할 수 있다. 배너 광고, 전면 광고, 보상형 광고 등을 지원한다. 최근 배너 광고 기능이 업데이트되면서, 이전에 수익이 미미했던 앱들도 살아나고 있다는 후기가 많다. 별도의 맥락 없이도 자연스럽게 달 수 있어서 수익 구조가 유연하다.
2. 인앱 결제 (IAP)
게임 아이템, 프리미엄 기능 등을 직접 판매할 수 있다. 구글 플레이나 앱스토어의 30% 수수료에 비하면 훨씬 유리한 조건이다.
3. 리워드 프로모션
앱 푸시 알림과 리워드 프로모션을 활용해 신규 사용자 유입과 전환을 유도할 수 있다.
수수료 정책도 파격적이다. CBT(클로즈드 베타 테스트) 기간에는 토스 측 수수료가 0%였고, 현재도 초기 제휴사에 대한 수수료 감면 혜택이 유지되고 있다. 이건 생태계 초기에 파트너를 끌어모으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고, 위챗 미니프로그램이 초기에 썼던 전략과 같은 맥락이다.
성공 사례: 위기를 기회로
대표적인 사례가 마나바바라는 인디 게임 스튜디오다. 경영 위기에 처해 있었는데, 앱인토스에 '돌돌디'라는 게임을 올린 뒤 월 매출 2억 1,000만 원을 달성하며 극적으로 재도약했다.
이런 사례가 가능한 건,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에서는 이미 수백만 개의 앱이 경쟁하고 있어 노출 자체가 어려운 반면, 앱인토스는 아직 생태계 초기라 상대적으로 노출 기회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선점자 효과가 분명히 존재하는 시점이다.
글로벌 컨텍스트: 위챗과의 비교
미니앱 플랫폼 하면 빠질 수 없는 게 위챗 미니프로그램이다. 몇 가지 수치를 비교해보자.
항목위챗 미니프로그램앱인토스출시2017년2024년 7월MAU약 9.5억 명1,900만 명 (토스 MAU)미니앱 수수백만 개1,000개+주요 카테고리커머스, 서비스, 게임게임, 생활 서비스개발 방식자체 프레임워크 (WXML/WXSS)WebView / React Native결제 연동위챗페이토스페이
규모에서는 비교가 안 되지만, 전략적 방향성은 놀랍도록 유사하다. 위챗이 메신저 → 결제 → 미니프로그램 순으로 생태계를 확장했듯, 토스도 금융 → 결제 → 미니앱 순으로 확장하고 있다.
다만 결정적 차이가 있다. 위챗은 메신저가 기반이라 하루 종일 앱을 열어두는 습관이 형성되어 있는 반면, 토스는 금융 앱이라 사용 빈도와 체류 시간에서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토스가 주간 앱 이용시간 순위 30위권에 머무는 것도 이 맥락이다. 앱인토스는 사실 이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한 전략적 무기이기도 하다.
한국 슈퍼앱 삼국지: 카카오, 네이버, 토스
한국에서 슈퍼앱을 표방하는 플레이어는 셋이다.
카카오톡 — 주간 이용시간 2위. 메신저 기반. 카카오 미니앱, 카카오페이, 카카오T 등 자회사 서비스를 묶는 방식.
네이버 — 주간 이용시간 4위. 검색/포털 기반. 네이버 쇼핑, 예약, 페이를 통합.
토스 — 주간 이용시간 30위. 금융 기반. 앱인토스로 외부 서비스를 끌어오는 개방형 전략.
카카오와 네이버가 자체 서비스를 수직 통합하는 방식이라면, 토스는 외부 파트너의 서비스를 플랫폼 안으로 끌어들이는 개방형 전략을 택했다. 이건 자원의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생태계는 빠르게 키울 수 있는 영리한 선택이다.
토스의 강점은 결국 결제 인프라와의 매끄러운 연동이다. 미니앱에서 발생하는 결제가 토스페이로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이게 토스의 핀테크 매출에 직접 기여한다. 2025년 상반기 토스 영업수익 1조 2,355억 원 중 소비자 서비스 부문이 64.9%를 차지하는데, 앱인토스의 수익 기여도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2026년, 앱인토스의 방향
토스는 2026년 인디게임 데브캠프에 협력기업으로 참여하며 게임 생태계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함께 예비 창업자와 초기 기업의 사업화를 돕는 프로그램으로, 개발부터 투자 유치까지 전 과정을 지원한다.
게임이 전체 미니앱의 50%를 차지하는 만큼 합리적인 행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게임 편중은 리스크이기도 하다. 비게임 서비스가 60%를 넘었다는 발표도 있지만, 실제 사용량과 수익 기여도는 아직 게임이 압도적이다.
앞으로 주목해야 할 포인트들:
수수료 정책 정상화 — 0% 프로모션이 끝나면 파트너사 이탈이 있을지
비게임 카테고리 성장 — 커머스, 예약, 금융 서비스 등 다양화 속도
체류 시간 확대 — 금융 앱의 태생적 한계를 얼마나 극복하는지
글로벌 확장 — 위챗처럼 해외 미니앱 생태계로 확장할 수 있을지
개발자에게 어떤 의미인가
솔직히 말하면, 지금이 앱인토스에 올라탈 최적의 타이밍일 수 있다. 이유는 세 가지다.
경쟁이 아직 치열하지 않다. 앱스토어의 수백만 개와 비교하면 1,000개는 블루오션이다.
진입 장벽이 낮다. 기존 웹 서비스가 있다면 WebView로 올리면 된다. React Native나 Unity 경험이 있으면 더 좋고.
수수료가 우호적이다. 애플/구글의 30%와 비교하면 현재 조건은 파격적이다.
다만 리스크도 있다. 플랫폼 종속성, 향후 수수료 인상 가능성, 토스의 정책 변경 등은 늘 염두에 둬야 한다. 어떤 플랫폼이든 초기에는 파트너에게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다가 시장 지배력이 생기면 조건을 바꾸는 건 역사가 반복적으로 보여준 패턴이니까.
위챗 미니프로그램이 중국 모바일 생태계를 바꿨듯, 앱인토스가 한국에서 비슷한 임팩트를 낼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1,900만 MAU라는 트래픽 위에 95% 생존율이라는 숫자가 놓여 있는 건, 적어도 한번쯤 진지하게 들여다볼 가치가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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